고대인들의 생활을 볼 수 있는 사요가와 강을 따라
사요역에서 고즈키역으로
사요역→15분→마무시 신사→15분→사요성(후쿠하라성) 터→15분→지산지 절→15분→이치리즈카 터→15분→‘하야세 마을’ 기념비→10분→하야세 폐사→10분→하쿠산 신사→25분→고즈키역
【2시간】
JR 기신선의 유일한 지상역인 사요역에 내려서면 은하수가 그려진 천구에 앉아 피리를 불고 있는 소녀상이 우리를 맞이해 준다.
사요쓰히메 신사의 제신으로 알려진 ‘사요공주’이거나 사요초가 ‘별의 마을’이라는 점에서 “처녀자리”일 수도 있다. 알아 주는 사람이 적어 소녀상이 약간은 쓸쓸해 보인다.
사요는 동서로 뻗어 있는 이즈모 가도에 아코 지역에서 오는 하마 가도와 이나바 가도가 만나서 교차하는 요충지였다. 고대로부터 사람들은 물론 문화와 산물이 왕래하면서 크게 번창했다고 알려져 있다.
소녀상과 헤어져 사요가와 강에 걸려 있는 ‘오토메자 다리’를 건너면서 난간에 있는 처녀자리 별자리 그림을 감상한다. ‘병원 아래’ 신호를 건너 왼쪽으로 50m 정도 걸어가면 요시후쿠산보코 신사의 비석이 나오고, 이 마을에서 최근에 건립된 신사문과 소박한 모습의 신사가 서 있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마무시(독사) 신사’로 유명하며, 매년 구정에 열리는 제례는 유명한 구정 행사로 알려져 멀리 현 밖에서도 참배객이 찾아 온다.
신사의 폐전에 뱀 그림의 기원문 나무판자가 걸려 있는 것은 의학이 발전하지 못했던 시절에 뱀의 재앙을 피하겠다는 염원을 담은 봉납일 것이다. 우리도 오늘의 안전을 기원하고 사요성(후쿠하라성) 터로 향한다.
마을 안쪽의 길을 지나 국도 179호를 타고 더 남쪽으로 걸어가면 사요성을 안내하는 간판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돌면 가마쿠라시대(1185-1333) 말기에 사요 노리이에가 단구 위에 쌓았다는 평산성 형식의 사요성(후쿠하라성) 터에 도착한다.
남쪽으로는 히데요시가 진을 친 다카쿠라야마 산이 우뚝 서 있고, 서쪽에는 본성인 고즈키성이 보이는 곳에 구로다 간베에ㆍ다케나카 한베에 군대가 쳐들어 와 덴쇼 5년(1577) 12월 1일에 성이 함락되었다. 현재 성터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일각에 함락된 성의 주인이었던 후쿠하라 노리히사의 머리를 모신 후쿠하라 레이샤 신사가 있다.
성터를 돌아본 후 강 건너편에 기와를 빛내고 있는, 하리마 미마사카 칠복신 중의 하나 ‘하쿠운잔 지산지 절’로 향한다. 사요가와 강에 걸려 있는 ‘야마와키 대교’를 건너 남쪽으로 얼마간 걸어가면 곧 도착한다. 성곽을 방불케 하는 높은 돌담과 흰벽이 아름다운 경내에는 이치간 지장보살이 자리잡고 있다.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자주 찾아온다고 한다. 이 근처는 다카쿠라야마 산 등산로 입구이며, 사요성을 공격했던 병사들이 자주 오가면서 싸움에 대비한 장소이기도 했다.
그 다음에 간 곳은 구 가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이치리즈카 터이다. ‘하마가와라 다리’를 건너 국도에서 왼쪽으로 걸어가면 왼쪽으로 한 그루의 소나무와 ‘사적 이치리즈카’, ‘3대 히지마쓰 소나무 식수기념’ 비석이 나온다. 옛날의 나그네들이 목표로 삼았던 이치리즈카를 지나 근대 이전의 지방 경계 ‘만노타와’ 고개를 향해 길을 서두르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떠올리게 하는 좁다란 길이 남아 있었다.
다시 국도로 돌아가 “하리마국 풍토기”의 ‘하야세 마을’이 이곳임을 말해 주는 기념비 앞에 잠시 섰다가 국도를 건너 하야세 마을로 향한다. 마을에는 하쿠호 시대(645-710)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하야세 폐사 터’의 탑심 초석이 남아 있다. 작은 푯말을 따라 밭두렁에까지 들어가면 볼 수 있다. 하야세 폐사 부지로 여겨지는 구역과 접한 곳에 폐사의 기와를 구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터가 2002년 12월에 급경사 붕괴 대책 공사 중에 발견됐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콘크리트 옹벽이 설치되어 있어 볼 수가 없다.
이어서 옹벽 네트에 설치된 동물피해 방지망을 열고 급한 경사의 계단을 오르면 조엽상록수 숲으로 둘러싸인 하쿠산 신사가 나온다. 이곳에는 원래 하야세성이 있었지만, 고즈키성과 함께 함락되었다고 전해진다. 적당한 그늘도 있어 도시락을 먹고 잠깐 쉬기에 좋다.
되돌아가서 논 사이의 길을 따라 고즈키역으로 향하는 도중 앞쪽에 보이는 작은 언덕이 마루야마 성터이다. 이곳 역시 히데요시의 군대에 의해 함락되었다.
현재의 사요가와 강은 거의 바닥이 보일 정도로 수심이 낮지만 2009년 태풍 9호가 덮쳤을 때는 호우로 불어난 물이 제방을 넘어 큰 피해를 입혔다. 지금은 제방의 복원과 개수가 진척되어 깜짝 놀랄 정도로 호안이 아름다워졌다. ‘고즈키 삼차로’ 신호를 건너면 ‘만남의 마을 고즈키’가 같이 설치되어 있는 고즈키 역건물이 가까이에 있다. 고즈키 지역의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으며, 인기 있는 농산품도 많아 바로 품절되는 것도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코스 지도
